그동안 펜을 들기 어려웠습니다. 생각을 잘 다듬어서 부드럽게 물 흐르듯 담아내야 한다는 강박이 좀 있었지요.
그러다보니..이 코너가 사장될 위기에 처해있네요 ^^
여기저기서 그간 청원 아닌 청원을 해주셨습니다. 짧아도 좋으니 예전처럼 자주 글 올려주면 안되겠냐고..안토니오 팬이라고 ㅎㅎ
다시 시작해 보렵니다. 천천히 오랫동안 흐를수 있는 강물처럼 말입니다.
톨스토이의 단편제목이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국 사회가 급격히 고령화사회가 되어간다더군요. 피부로도 느낍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우리 사람들은 무엇으로,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걸까요.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그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을 담아야만 진정한 "삶의 의미"를 값지게 하는 걸까요.
일전에 거제도의 수선화 노부부를 소개한 TV프로를 보았습니다. 87세 되신 할아버님. 수선화 두 송이로 시작한 일이 이제 몇 만평에 심겨진 수선화 왕국으로 변모했더군요.
하루종일 일만 하시는 이 할아버님. 그러나 그 어떤 수선화라도 정성껏 온 힘을 다해 돌보고 심고 가꾸시는 그 마인드. 이 분은 무엇으로 사시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론 무기력하게도 그 날이 그날인 분들도 많이 보게 됩니다.
하루종일 아파트안의 TV앞에서 멍하니 있다가 눕기도 하고 서기도 하고..
과연, 무엇으로 사는 걸까요 이런 삶은요....이런 삶조차 나름대로 다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런 분들의 경우 언제까지 철학적인 삶이 유지되어 가는 걸까요...어쩜 철학적인, 정신적인 삶은 이미 끝난 것은 아닐런지요.
중학교 이후 놓았던 서예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다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수업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묵을 천천히 벼루에 밀어봅니다.
농도가 짙어갈수록
가을도 짙어가겠지요.
아아. 제 생각의 농도도 그렇게 짙어만 가면 참 좋겠습니다.
가을,묵향기,삶의 의미를 고뇌해보는
안토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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