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가 설치되어 있는 저희 집 같은 곳이라면 반드시 난로에 불을 지펴야 하는 계절입니다 .
한국의 아파트 생활에서는 절대로 찾을 수 없는 즐거움과 일상이지요 .

불을 지피다 보면 어떤 나무는 정말 쉽게 빨리 탑니다 .
그런 나무들은 불을 일으키는 데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지요 .

하지만, 그 임무를 다하고 나면 금방 없어집니다 .
오래 살 수 없는 팔자의 땔감입니다 .
물론 , 잠시의 따뜻함도 주긴 하지만 이런 나무로 집안 전체를 덥게 할 수도 없을뿐더러 끝도 없이
소비하게 되지요 .

또 어떤 나무땔감들이 있습니다 .
다른 나무보다 휠씬 무거우면서 값도 휠씬 비싼 땔감들 . 하지만 여기엔 다 이유가 있습니다 .
즉 , 화력과 생명력이지요 . 큰 열을 내면서도 아주 오랫동안 불춤을 춥니다 .

그러나 , 이런 나무들에게도 단점은 있습니다 .
불을 붙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
또한 , 불이 붙더라도 그 나무조각 혼자만 있을 때는 절대로 번성하지 않습니다 .
외려 혼자서는 대부분의 경우 혼자 천천히 죽어가거나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지요 .

이런 나무 곁에는 그 어떤 나무라도 옆에 함께 있어서 같이 타 주어야 그 명성을 유지한답니다 .

그런가 하면 , 안도의 숨을 쉬다가 허를 찔릴 때도 있습니다 .
불이 잘 붙었다 싶어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처음 자리 잡은 대로 그 나무를 그대로 둘 경우 그렇습니다 .
중간중간 점검하면서 안 타는 부분을 돌려도 놓아주고, 나무들의 자리배치도 다시 해주어야 합니다 .

그런데 말입니다 . 어떤 경우에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게 되기도 합니다 .
열심히 한 부분에서 불을 지피려고 애를 쓸 때 또는 한 부분에서만 불이 잘 일고 있다고 생각할 때 ,
바로 그때에 전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불길이 확 일어납니다 .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부분에서도 불길의 준비가 있어 왔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불을 지피며 저를 생각해 봅니다 .

나는 고객을 위해 어떤 땔감이 될까 ?
때로는 불쏘시개로 . 때로는 같이 타 주어야 되는 땔감으로 , 어떤 경우에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불을 일으키는 그런 쓸모 있는 땔감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

훗날 제 인생이 저물어 갈 때 얼마나 많은 쓰임을 받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했는지
그때도 불을 지피며 생각하고 싶습니다 .

고객님 ,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사랑합니다 .